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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note

원룸 벽걸이 에어컨 셀프 청소.. 친구의 도움으로 해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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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원룸은 참 문제투성이이다...

옛날에도 원룸에서 살았던 때가 있지만, 그때는 회사에서 정해준 원룸이었으니

시설 걱정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내 돈을 들여서 원룸을 구했던 것이다.

 

원룸을 구할 때 뭔가 꼼꼼하게 이곳 저곳 보지 않아서 그랬는지,

뭔가 작동되지 않고 잘못된 점이 이것저것 너무 많았다....

 

 

1년 계약밖에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긴 살아야되기에

원룸 주인에게 징징대면서 끊임없이 투쟁중이다.

(물론 투쟁을 해도 내 기분만 상할 뿐.. 돈이 드는 건 절대 해 주지 않더라...)

 

 

보일러 등에 이어서

이번에는 에어컨이 문제를 일으켰다.

 

이건 정말 계약하기 전에 꼼꼼하게 봤었어야 됐던 건데,

에어컨을 켜기 전 혹시나 해서 필터도 열어보고 안도 봤더니,

거의 재앙급 수준으로 더러웠다!!!!!

 

 

 

 

필터... 이 정도는 예상했다. 일반 에어컨들도 2년 정도 닦지 않으면 이렇게 되고..

이건 닦으면 되니까...

 

 

냉각핀.....

이 어이없는 냉각핀을 보고, 업체를 불러야겠다고 1차적으로 생각했었다.

 

냉각핀이 엄청 더러운 것은 둘째 치고... 진짜 죽은 벌레까지 저렇게 있으니

저 안에는 얼마나 더러운 것이 가득할까 하고 생각되었다.

 

 

 

아니나다를까...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을 열고 보니

안쪽에서 돌아가는 저 사진 가운데의 둥근 것 (우리는 이것을 통돌이 라고 부름) 에 먼지가 정말 한가득..

만져보니 먼지가 많이 묻어나오지는 않았는데, 아예 그냥 먼지가 저 안에서 굳어버린 것 같았다.

 

이런 상태로 에어컨을 틀었다간... 그냥 내 폐에 저게 다 쌓이겠지......

 

 

이렇게 에어컨의 상태를 파악하고 나서,

원룸 관리하는 주인에게 내부 에어컨 청소를 하고 싶다. 업체에서 청소할 거고 비용을 대 달라

라고 요청하였지만...

이것은 자기들이 관리하는 게 아니고 청소는 알아서 해야 한다는 차가운 답변만을 들었다.

 

 

관리금도 내는데, 이런것도 안해주나 싶기도 했지만...

네이버 지식인에서 찾아 봤더니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고,

또한 계약하기 전에 확실히 했어야 했고, 들어오고 나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면

나의 책임이라고 했다.

 

가뜩이나 방에 환기가 되지 않아 습도도 높고 온도도 너무 높아

매일 새벽에 숨이 막혀서 (...) 깨는 나...

 

에어컨을 혼자 닦기로 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정말 막막했다.

 

바람 나오는 곳에 손을 넣어서 닦으려고 했는데,

바람 나오는 구멍이 크지 않고.. 또한 바람 방향을 바꾸는 검은색 칸막이 같은 것 때문에 손이 잘 들어가지도 않았다.

 

기기를 분리하려고 했지만... 어떻게 분리할지도 잘 몰랐고

왠지 부서질까봐 겁도나고..ㄷㄷ

 

그래서 업체를 부를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업체가 제일 안전하고 잘 닦아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1년 계약이라 또 그렇게 하기에는 돈이아까웠다...

 

친구에게 연락해서 이것에 대해 수다를 떨었는데

친구가

"한번 해보자, 불러라"

 

라고 해서...

뭔가 난 미심쩍게 생각하고 그냥 밥이나 먹으려고 불렀다.

 

그런데...

어렸을 때 건담조립과 레고조립, 기기 만지는 것이 취미였다던 내 친구..

 

 

 

 

이렇게 기계를 뜯어버렸다 ㅋㅋㅋㅋ

역시 용기있는 사람이 기기를 다룰 수 있는 법..

나는 뭔가 부서질까봐 못했는데, 녀석은 정말 과감하게 기계를 뜯어냈다..

 

 

뜯는 과정을 사진찍었어야 됐는데.. 친구 불러서 블로그하느라고 시간을 지체하면 안되니

최소한의 사진만 찍었다 ㅠㅠ

 

다른 곳은 다 나사가 있어서 뜯을 수 있고, 순서를 외우면 되는데

처음에 애를 먹는 곳이 에어컨 커버였다.

 

휘센 에어컨 기준..

아래에 있는 나사를 풀은 다음,

윗쪽에는 약간 플라스틱 끼리 걸려있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위에서 자세히 보면서 어떤 곳이 걸려 있는지를 확인하고 떼어내니 쉽게 떼졌다...

 

 

 

그렇게 여니까 몇 개의 나사가 더 나오고..

이런식으로 좀 더 벗겨 내니 에어컨 냉각핀

안에서 원통형으로 돌아가는 통돌이 까지 볼 수 있었다.

 

조금 더 만지면 이것들까지 빼 낼 수 있을 것 같긴 했는데,

작은 드라이버가 없었고.. 또 잘못만졌다가 오른쪽 전기 파트와 잘 맞지 않을까봐

이정도까지만 하기로 했다.

 

그렇게 사이사이에 손을 넣어 일일이 다 닦았다.

 

필터는 솔과 샴푸를 이용해서 깨끗이 닦아 냈고,

겉의 커버도 뒷면을 보니 검은색 먼지도 가득해서 솔과 샴푸를 이용해 닦아 냈다.

 

 

 

 

문제는 냉각핀하고 안의 통돌이 였다...

 

 

 

 

이 정도로 기계를 분리를 해 내도...

완전히 냉각핀을 분리하지 않았던 이상 손으로 닦아낼 수 밖에 없었다.

 

에어컨 닦는 스프레이를 사서 계속 위에 뿌리고...

칫솔 같은걸로 닦긴 했는데 그렇게 해도 냉각핀이 깨끗이 닦이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약국에서 산 알콜을 분무기에 담아서 계속 뿌린듯... 균이라도 죽으라고...

알콜 냄새 때문에 내가 취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하고 솔로 좀 닦은 다음, 물을 계속 뿌렸더니

검은색 땟국물이 계속 쏟아졌다.

 

 

통돌이 같은 경우에는...

저렇게 냉각핀을 들어 내고, 그 사이로 손을 넣어서 몇 번이고 닦았다.

 

통돌이를 완전히 떼어내면 솔로 박박 문지르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그 사이사이에 있는 모든 먼지들을 닦아내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안쪽에 동그랗게 돌아가는 부분이 통돌이인데

저게 솔로 문질러도 잘 안닦이고... 속에도 묵은 먼지가 있어 거기까지 손이 닿는것이 어렵다.

 

처음에는 홈의 하나 하나 티슈에 물이나 알콜을 뭍혀서 닦아냈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아...

 

칫솔로 닦아 보기도 하고,

칫솔에 휴지를 돌돌 말아서 헤질때까지 닦아 보기도 하고

화장실 솔에다 휴지를 돌돌 말아서 닦아보기도 하고

손가락에다가 휴지를 감은 다음 홈 쪽으로 손톱을 집어넣어서 닦아내기도 하고

 

이렇게 하다보니까 정말 끝이 안나서 결국 친구랑 생각해 낸 방법이

신용카드의 일부분을 잘라서 휴지를 거기에 말아

홈으로 집어넣은다음 앞뒤로 닦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이 정말 잘 먹혀서... 한 5시간? 6시간? 만에 끝낸듯..

 

닦고 나서 알았다... 저 통돌이가, 투명 플라스틱 이었다는 것을 -_-

 

그렇게 닦아내도 검은 그런것들이 또 묻어나와서...

그냥 포기하고 알콜과 물, 에어컨청소제를 계속 뿌려댔는데

 

아래로 구정물이 계속 나오고... 그래서 아래에 신문지도 깔고.. 나중에는 대야도 깔고... 

그러던 와중에 알콜때문인지 보일러의 가스경보기가 계속 울려서 정말 악조건하에서 작업을...

 

그렇게 알콜을 계속 뿌려서 균은 죽었겠지 라고 생각하고

하루 정도 말린 다음에 지금 사용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이만큼 닦았으니까 좀 낫겠지..

 

 

 

젠장, 닦은 후에도 바닥에 이런 먼지알갱이가 진짜 많이 떨어져 있다...

보일때마다 닦고는 있는데 ㅠㅠ

 

 

이런 식으로 가끔씩. 가동할 때마다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건 완전히 내가 산 나의 공기청정기와.. 내 폐가 먹어야 할 몫이다 ㅠㅠ

그래도 안닦았던 것보다 훨씬 나았을 것...

 

거기 단단히 붙어있는 먼지들을 떼어내니 나오는 것이니까....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려웠고.. 고압스팀호스 이런게 있어야 완전히 제거가 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이정도로 깨끗해졌다.

아주 깨끗한건 아닌데, 이정도면 서울시 구석에 있는 모텔 정도는 될 것 같다...

 

 

6시간 정도를 썼지만, 친구에게 도미노 비싼 피자 1개랑 짜파게티 2개 정도를 투자했다...

 

 

친구에게 고마웠고... 나중에 할 일 없으면 같이 에어컨 청소나 하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고압 호스는 내가 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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