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머리카락이란..
그냥 더럽거나 냄새나거나 할 때 씻어내고, 아침에 일어나서 부스스하면 정리하는...
그 정도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사람들은 다 샴푸를 쓰지만, 아직 비누를 쓰는 어르신들도 많은데,
샴푸도 단순한 씻어내는 용이 아닌..
향기, 볼륨, 탈모방지 등으로 그 기능이 다양화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이미..
샴푸를 단순한 세정제 이상으로 사용하고, 머리카락의 상태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실 분들일 것이다.
일전에 No poo 현상에 대해서 언급하며 설페이트 프리 샴푸에 대해 잠시 쓴 적이 있지만,
오늘은 설페이트 프리 샴푸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한다.
1. 설페이트 프리 샴푸란 무엇인가?
정의가 조금 다를수는 있지만, 쉽게 생각해서
샴푸 성분명, 거품 및 세정을 담당하는 음이온 계면활성제 중에 설페이트 (sulfate) 가 들어가지 않은 샴푸를 말한다.
설페이트가 들어가 있는 대표적인 계면활성제는
암모늄라우레스설페이트 (Ammonium laureth sulfate)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 (Ammonium lauryl sulfate)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Sodium laureth sulfate)
소듐라우릴설페이트 (Sodium lauryl sulfate)
간단하게 이야기한다면 성분명에 저 4개가 들어가 있지 않다면 우선 OK 이다.
가끔 내게 물어보는 사람들의 의견이..
베헨트리모늄메토설페이트 (Behentrimonium methosulfate) 가 들어있는 샴푸나 컨디셔너도 설페이트 인가?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여기에 대한 나의 의견은 No 이다.
베헨트리모늄메토설페이트는 4급 암모늄 양이온 계면활성제로서, 앞의 4가지 음이온 계면활성제 (세정) 와는 다르게, 린스를 한 다음 머리카락을 풀어주고, 정전기를 방지해 주고, 린스의 점도를 높이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이런 설페이트가 나쁘냐 나쁘지 않냐 라는 것을 나타낼 때, 이 원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한다.
참조:
http://www.empirebeautysupply.com/2011/10/sulfates/
https://getsatisfaction.com/wenbychazdean/topics/does-behentrimonium-methosulfate-have-sulfate-in-it
(뉴스가 아닌, 외국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
2. '설페이트' 는 해로운가?
잘은 모르지만, 주변 친구들 임신했을 때, 건강 관련 강좌를 들으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설페이트를 주의하라' 이다.
그렇다. 바로 들어가자. 설페이트는 해로운가?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괜찮지만 예민한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이다.
1) 제조 과정에 따른 해로움
설페이트 계면활성제는 어떤 것으로부터 만들어지는가?
대표적으로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Sodium laureth sulfate 의 제조 과정을 보면,
쉽게 이야기 하면
이 계면활성제의 많은 부분은 코코넛 오일 등에서 유래된 라우릴 알콜 (Lauryl alcohol)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다음 황 (S) 성분에 산소를 부가시켜 sulfate 부분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부분을 합치는 것,
그리고 에톡실레이션 이라고 하는 친수성 (Ethylene oxide) 기를 라우릴 알콜에 부가하는 것
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보면, 라우릴 알콜도, 황도 주변에 엄청 많은 물질이다.
처음부터 해로운 물질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이다.
설페이트가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걱정을 살펴보자면
저 에톡실레이션이라고 하는 제조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사용되는 Ethylene oxide,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1,4-dioxane
이 물질은 해로운 물질이 맞다.
따라서, 미국 비영리단체 (소비자단체 정도로 보면 될듯) EWG (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위험 등급을 보면
소듐 라우레스 설페이트의 위험도 등급은 3등급으로
제일 위험한 것이 10등급이니 위험한 정도로 속하지는 않지만,
원료가 오염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Contamination concerns 에서는
앞에 설명했던 대로 그 계면활성제에 들어갈 수 있는 위험한 물질들을 표시하고 있다.
(8급, 10급이면 거의 최상위험이다)
특히, 임산부라면 더욱 신경이 쓰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 때문에 설페이트는 쓰면 안되는 것일까?
나의 의견은 '그렇지 않다' 이다.
몇 번의 다이옥산 파동을 거치며, 모든 생활용품에는 엄격한 다이옥산의 기준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계면활성제 생산 과정에서, 다이옥산 및 에틸렌옥사이드를 제거하는 공정도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식약처에서 기준치 관리를 하고 있으며, 만약에 기준치를 넘는다면 바로 뉴스에 나올 것...
실제로, 환경단체의 뉴스에 나온 것이긴 하지만..
2009년 캐나다 정부는 샴푸를 매일 620번 정도 감아야 다이옥산에 중독이 된다.. 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 하였다.
(http://www.certinfo.or.kr/detailBbs.do?bbsNo=299&bbsKndId=2)
(http://www.besthealthmag.ca/best-looks/skin/the-truth-about-sulfates/)
사실 이러한 문제는 모든 생활용품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이긴 하다. 먹는것 등등도 포함하여 말이다.
샴푸는 물로 씻어내는 물질이다. 에틸렌옥사이드와 다이옥산은 물에 잘 녹고, 따라서 같은 양이 있다고 하더라도 먹는 것이 훨씬 더 유해하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보다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먹는 것에 대해 다이옥산이 들어 있는 것을 찾아 조심하는 편이 나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샴푸/린스의 다이옥산 파동이 터져도 안전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 두고 있는 그런 큰 기업의 것 (외국 업체 포함)을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2) 자극성
설페이트 중 제일 많이 쓰이는 소듐라우레스 설페이트는 피부 자극성이 있다.
그리고 그 자극성 때문에 설페이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EWG (Environmental Working Group) 의 소듐라우레스 설페이트.. 유해성 리포트를 보자.
장기 독성이 있다고 나온다: 따라서 먹으면 안된다!!
괜히 먹지마시오 라는 글이 있는 것이 아니다 (...)
사용 제한: 따라서 이러한 물질은 씻는 데만 쓰이기로 되어 있다.
자극: 자극도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눈, 피부 ..)
따라서 이 물질은, 씻는 데에만 써야 하는 것이 맞다.
특히, 이러한 자극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설페이트의 종류에 따라서도 크게 다르다.
그리고 설페이트 프리 샴푸라고 해서 자극이 작은 것도 아니다.
1986년 이러한 설페이트 계면활성제의 자극성에 대해 리포트한 논문이 있는데, 그 결과에 대해서 보자.
(Journal of the Society of Cosmetic Chemists, pp125-139,1986)
실험 조건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는데,
상대적인 비교를 해 보자면
SLS (소듐라우릴설페이트)가 제일 자극이 높고,
Soap (비누) 와 SLES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가 비슷한 수준
으로 나와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Olefin sulfonates 라고 하는,
설페이트 프리 음이온 계면활성제도 자극이 높은 것이다.
결국... 설페이트 프리 계면활성제라고 해서 자극이 낮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위 표에도 나왔듯이 음이온 계면활성제가 아닌 비이온 계면활성제는 자극이 굉장히 적다.
이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 바로..
비이온 계면활성제는 비록 세정 능력은 떨어지지만 자극이 적어, 베이비샴푸에도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극 때문에 설페이트 계면활성제를 쓰기 꺼려진다면 비이온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간 저자극 샴푸를 쓰는 것이 어떨까 한다.
(리플 남기시면 추천해드리겠습니다)
3) 염색 물빠짐
외국에서 많이 걱정하고 있는 설페이트 샴푸에 대한 것은
'염색 물빠짐' 이다.
설페이트 샴푸는 세정 능력이 아주 강한 편이기 때문에 모발의 큐티클을 열어, 색이 쉽게 빠져나가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http://americanprofile.com/articles/why-do-sulfates-make-hair-color-fade/)
(http://www.besthealthmag.ca/best-looks/skin/the-truth-about-sulfates/)
세정 능력이 약한 설페이트 프리 샴푸를 사용함으로서, 모발의 염색 물빠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설페이트 프리 샴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설페이트 프리 샴푸를 쓰는 사람들이 있으나,
설페이트 프리 샴푸는 제조 과정의 복잡성과.. 샴푸 점도를 높이는 시스템에 있어 다른 점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다.
(http://www.besthealthmag.ca/best-looks/skin/the-truth-about-sulfates/)
4) 경피독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니 '경피독' 에 대한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피독 에 대한 동영상을 봤는데..
치약 샴푸 등에 들어가 있는 물질 (방부제, 계면활성제 등)들이 피부 속으로 흡착되어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이다.
대학원 화학 생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일단 이런 계면활성제 물질이 세포에 자극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세포에 흡수는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포는 음이온 물질보다 양이온 물질을 더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믿음은 가지 않는다..
그리고.. 계면활성제가 피부 침투하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이쪽 전공은 아니지만 네이쳐에서 실험한 논문을 첨부한다.
(http://www.nature.com/jid/journal/v50/n5/full/jid196860a.html)
이런 음이온 계면활성제가 피부에 잘 흡수되지 않는 것으로 나와 있다.
경피독 동영상에서 봤던 알러지 반응은.. 피부 겉면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확실히 계면활성제가 피부 자극이 있기 때문에 예민한 분들에게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고 (내가 의사가 아니지만)
따라서 깨끗하게 씻고, 자극이 많은 사람은 다른 계면활성제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글이 쓰다보니 길어졌다.
요약을 하자면..
설페이트는 샴푸용으로 썼을 때 (씻는 용도) 해롭지는 않으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고,
만약 자극과 염색 물빠짐이 걱정된다면 설페이트 프리 샴푸를 쓰는 것을 고려해 보라.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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